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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의료 시스템

그 미친짓 진짜 했다.




수술 전날  심란한 마음을 진정시키고자

낮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버번을 시작으로 맥주도 한잔

베일리스도 한잔 하다보니 저녁 무렵이 되었다.


마누라 한테 또 묻는다.

나 병신되면 남은 평생 휠체어 끌고 다닐 수 있냐고..

쓸데 없는 소리 말고 술 그만 마셔라 잔소리 시작이다.


일찍 자야 하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두 시간 간격으로 통증을 느껴

뒤척였다.


아침 6시반에 마누라가 운전하는 차 뒤에 누워 또 물었다.

병신 되는거 말고 감염이나 다른 거지 같은거나

수술하다 만 경우는 어떻하지?

마누라가 웃으며 말한다.

병원 도착 5분 전이다 이제 죽던 병신되던 그냥 수술하자..


수술이 8시 정도로 들어 갈 것이라 했는데

다른 수술 스케줄이 늦어져 한시간 미뤄졌다.


내 담당은 할머니 간호사다.

친절히 웃으며 파나돌 3알 일단 먹으라고 준다.

수술 스케줄 부터 다음날 퇴원까지 다시 한번 

읊어 주었다.

막상 수술 복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수술실까지 가는데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미리 걱정을 많이 해서그런지 정말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마취과 의사가 작년 심장 기록을 보고 고민에 빠져 심장전문의

부터 GP까지 전화를 돌리느라 20분 정도 까먹었다.


그리고 주사 찔러 넣는 순간 정신을 잃고

일어나 보니 회복실에서 할머니가 일어나라고 깨운다.

그리고 아이스 크림 먹을래? 묻길래 내가 미친줄 알았다

내시경이나 그런거 할 때면 일어날 때가지 놔두는데.

여기는 흔들어 깨우네....


춥다 담요 더 덮어라,물 마시고 싶으니 물 가져와라 

시키기 시작하니 병실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잠들었다.


깨보니 마누라가 점심 먹고 와서 일어나기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보여준다.

내 몸에서 뽑아낸 신선한 다진 고기.

의사가 수술 끝나고 전화 했다는데

MRI 상으로 보이는 것보다 많은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고 있어 놀랐다.

많이 긁어 냈다.증거로 보여 준다고 집에 가져 가라고 했다는데

나 역시 보고 놀랐다.

지난 6 개월을 괴롭힌 것을 이렇게 보게 될줄이야.



 




내가 수술한 병원은 사립 병원이다.

여기도 간호사가 역시나 많다. 60 넘은 할머니가 반 이상이다. 

수술 도구 확인 안해서 감염 사고가 날만하다 사립병원이 이 정도인데 국립은 

훨씬 심하다. 다행인 것은 IV Inj은 마취과 전문의가 한 방에 끝냈다. 


두 시간마다 열.혈압.심박 체크 하느라 잠을 못자게 했다. 아침 먹고 허리가 붓기

시작해 미리 준비한 복대를 하고 복도를 슬렁슬렁 돌아다니니 간호사들이 신기한 듯이

쳐다본다. 워낙 사후 관리가 없는 나라라 병원에서 복대 처음 본다는 간호사도 있다. 


담당 할머니가 계속 물어 본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가라고..

불안해서 못하겠다니 방수 테입이라 괜찮으니 퇴원 전에 씻으라고 귀찮게 해서 방에

들어와 들어 누웠다.


수술의가 들어와 수술 경과를 얘기하고 전에 준 진통제 남았냐고 묻길래 약발 전혀 없어 일주일 먹고 다 버렸다니까 미친놈 보듯 본다. 그 비싼 신경 통증 진통제를 버리다니.

뭐 보험으로 전액 지불되니 신경쓰지 말고 지금은 신경 누르걸 제거 했으니

지금 먹는 진통제 먹으면 안 될까 물으니 알았다고 처방전 남기고 갈테니 이따 집에 가기전

간호사한테서 받아 가라고 간호사 앞에서 말했지만 30분 후 옷갈아 입고 나가면서 물으니 할머니는 그런거 못 받았다고, 자기가 홈팩으로 한 상자씩 챙겨줄 수 있다고 가져다 주고 작별 했다.


아래층 로비에서 체크 아웃하고 손목에 걸리는 환자 코드와 알러지 밴드를 제거하고 수술의

사무실에 가니 거기 비서 할머니가 그런다. 쓸모 없는 것들....하루 이틀도 아니고..


처방전 다시 받고 약국에서 약 받아 나오는데 간호사 할머니가 전화해서 처방전 찾았는데

우편으로 보내 줄까? 묻는다. 아까 병원 나와서 전문의 사무실 들렀으니 괜찮다..

그러고 끊으려는데 손목에 있던 환자 코드는 자기에게 필요하다고 하길래 빨리 아래층 리셉션에

가면 찾을 수 있을거라니 고맙다고 바로 끊었다.


지금  이상한 기분인 이유는 퇴원과 함께 술을 마셔도 상관 없다는 것과 언제든 씻어도 괜찮다는  간호사의 말이다.

무슨 플라스틱 인형 수리되서 나온것도 아니고.


지금 뉴질랜드는 홍역으로 비상이다 .

어째야 쓰까나?